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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숨길 수 없었던 발현

- 성녀 파우스티나 -


1934년 10월 26일 금요일 저녁 6시 10분, 파우스티나와 몇몇 학생들이 저녁 식사하러 정원을 지나가고 있을 때, 예수님께서 성당 위에 나타나셨다. 파우스티나가 처음 그분을 뵈었을 때와 같은 모습, 즉 상본의 모습과 같았다. 예수님으 가슴에서 두 줄기의 빛이 발했는데, 성당과 부속건물뿐 아니라 도시 전체를 다 비추고 있었다. 그 발현은 4 분 가량 계속되었다.

  
     파우스티나와 조금 떨어져 걸어가고 있던 이멜다 수녀도 그 빛을 보았다. 그러나 그 수녀는 예수님의 모습은 보지 못했다. 따라서 이멜다 수녀는 그 빛이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는 알지 못했지만 그 빛에 압도되어 주위 사람들에게 그 신기한 빛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러나 그 말을 듣는 사람들은 그것을 곧이 듣지 않고 웃으면서 그녀의 상상이거나 비행기가 지나가는 빛이었을 것이라고 말했고 이멜다 수녀는 전에는 한 번도 본 일이 없는 빛이었다고 우겨댔다. 몇몇 사람이 서치라이트였는지도 모른다고 말하자, 서치라이트 불빛을 모를 리 있느냐고 반문하면서 한 번도 본 일이 없는 빛이었다고 주장했다. 저녁 식사 후, 그녀는 파우스티나에게 도저히 견딜 수 없어 다른 사람들에게도 알렸다고 말했다. 그 말을 들은 파우스티나는 당황하여 이멜다 수녀에게 예수님의 발현에 대해서 말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날 이후 이멜다 수녀가 그 빛에 관해 끊임없이 이야기했기 때문에, 1934년 11월 28일 파우스티나는 장상 수녀에게 이 발현에 대해 진상을 밝힐 수밖에 없게 되었다. 따이따 수녀가 파우스티나가 말한 바를 기록했고 파우스티나, 따이따 수녀 및 이멜다 수녀가 서명을 한 뒤 빌니우스 수녀원의 원장 이레네오 끄쥐자노프스까 수녀가 이를 확인했다.


     파우스티나는 남에게 드러나지 않고 살기를 원했지만 그 사건이 관심의 촛점이 되자 일기에 이렇게 기록하였다. “이 사건이 내게 곤혹감을 주었지만, 예수님께서 먼저 나서서 당신을 알려 주시니 기뻤다. 예수님을 위해서라면 어떤 일이든 견딜 수 있다.”



자비의 축일

11월 5일 파우스티나는 하루의 결심을 새로이하기 위해 성당으로 갔다.
“예수님, 교황님께서 자비의 축일을 인정하도록 오늘 저의 모든 고통과 희생과 기도를 주님께 바칩니다. 그러나 예수님, 예수님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자비의 축일을 제정하라고 하셨는데, 사람들은 그러한 축일이 이미 있지 않느냐고 말하는데 왜 제가 그 말씀을 전해야 합니까?”


“누가 그런 축일을 알고 있다더냐? 아무도 모르고 있다. 내 자비에 관해서 선포하고 가르치는 사람까지도 나의 자비에 관해 모르는 사람이 많다. 부활 후 첫 주일에 자비심의 성화를 엄숙하게 축성하기를 바라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나는 모든 사람이 이를 알 수 있도록 공적으로 공경받기를 원한다. 교황의 의향을 위해 9일 기도를 바쳐라. 이 기도 때 내가 가르쳐준, 하느님의 자비에 관한 화살기도를 반복해서 바쳐라.”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기도는 “저희를 위한 자비의 샘인 예수님의 성심에서 흘러 나오는 피와 물이여, 저는 당신께 의탁하나이다” 이다.




주님의 비서,  주님의 사도

  파우스티나는 하느님의 자비에 관해 기록해 놓은 내용에 대해 의혹이 일기 시작했다. 어느 날 밤 성시간 때에도 “하느님의 자비에 관한 이 모든 말씀들이 환상이나 착각이 아닐까?” 하는 상념에 빠져 있는데 자기 내부에서 강하고도 분명한 소리가 들렸다.
“내 자비에 관한 너의 말은 모두 진실이다. 내 자비를 찬양하는 데 이보다 더 적절한 언어는 없을 것이다.”


  파우스티나는 이렇게 기록했다.
이 말씀은 내 마음에 너무나 강하고도 분명하게 다가 왔다. 나는 하느님으로부터 나온 이 말씀을 선포하기 위해 내 일생을 보낼 것이다. 지금도 여전히 남아 있는, 이 말씀을 들었을 때의 평화로운 마음으로 나는 이 말씀을 전할 수 있을 것이다. 이 평화는 어떤 곤경이나 역경이나 고통, 심지어 죽음까지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준다. 이 빛은 모든 사람들에게 하느님의 자비를 전하는 일이 하느님께 기쁨이 된다는 진리를 깨닫게 하였다. 여기서 나온 기쁨이 너무도 커서 “천국의 기쁨이 이보다 더 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양심의 소리를, 성령의 소리를 들을 수만 있다면! 비록 ‘조금이라도.’ 왜냐하면 일단 성령의 감도에 마음의 문을 열기만 하면, 성령께서는 부족한 우리를 가득 채워 주실 것이기 때문이다.


파우스티나는 성령의 감도에 마음의 문을 연 이후 예수 성심의 내밀한 감정을 드러내는 메시지와 예수님의 크신 사랑과 또는 실의에 찬 메시지를 계속해서 받았다. 다음은 파우스티나가 충실하게 기록한 내용이다.


  “언젠가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에게 은총을 베풀어 주려 해도 사람들이 그것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내게 알려 주셨다.
  “내 성심은 사람들, 특히 불쌍한 영혼들을 위한 자비로 넘치고 있다. 내가 그들의 가장 좋은 아버지요, 내 자비에 넘친 성심에서 흘러 나오는 피와 물이 그들을 위한 것이라는 사실을 그들이 깨닫기만 한다면… 나는 그들을 위해 자비를 위해 자비의 왕으로서 감실 안에 있다. 나는 은총을 베풀고 싶으나, 그들은 받으려 하지 않는다. 적어도 너만이라도 자주 찾아와서 그들이 원치 않는 내 자비를 받아 가거라. 그것이 내 성심에 위로가 될 것이다. 오, 사람들은 그 숱한 내 사랑의 증거에 얼마나 무관심한가. 내 성심은 이 세상에 머물면서 배은 망덕만 당하고 있다. 그들은 다른 일을 하는 데에는 시간이 많아도 내 은혜를 받는 데에는 시간이 없다.


그래서 선택된 너희에게 눈길을 돌리는데 너희까지도 내 성심의 사랑을 이해하지 못하겠느냐? 내 마음에는 실망이 인다. 왜냐하면 나의 사랑에 완전히 승복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조건이 많고 불신이 많고 조심이 많다. 그러나 너무 슬퍼 말아라. 이 세상에는 나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도 있으며, 나는 기쁜 마음으로 그들 안에서 산다. 그러나 그런 사람은 너무도 적다. 어떤 가정에는 내 마음을 기쁨으로 채우는 사람들이 있다.  성부께서는 각별한 정으로 그들을 내려다보고 계신다. 그들은 천사와 사람들에게 놀라움을 던져줄 것이다. 그들의 수는 적지만 천상 성부의 정의에 방패가 되고, 세상에 자비를 얻어 주는 도구가 될 것이다. 이러한 사람들의 사랑과 희생으로 인하여 세상이 멸망하지 않고 견디고 있다. 내가 특별히 선택한 영혼이 불성실할 때, 내 마음에는 가장 고통스러운 상처가 남는다. 그러한 불충은 내 마음을 꿰뚫는 화살이 된다.”

– 성녀 파우스티나의 [자비는 나의 사명]에서...  마리아 1998년 7~8월 9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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