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교회 안에서 느끼는 고독


풍악을 울려도 교회는 비어 있습니다. 

자리를 넓혀도 여전히 비어 있습니다.

겨울에 추울까 봐 의자 위에 푹신한 방석을 놓아도

여전히 이 빠진 자리처럼 허전합니다.

물론

사람들의 물결로 북적거리기는 하지만

꼭 와야 할 사람들이

아직도 밖에서 서성거리기 때문입니다.

억지로라도 데려오고 싶은 심정은

그들이 바로 제 가족이기 때문입니다.

교회를 멀리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제 남편, 제 아내, 제 아들딸이기 때문에

더욱 가슴이 저려옵니다.

 

그들에게 신앙 이야기라도 꺼낼라치면

괘씸하게도 제 행동부터 고치라고 말합니다.

그들에게 당신을 증거하려고

제 몸이 부서져라 보살펴 주어도

고맙다는 말도 없이 당연하게 받습니다.

그러나

그들을 당신 집에 데려오고 싶은 것은

당신 집에서 누리는 기쁨이 아주 크고

당신이 주시는 평화가 맛스럽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자유를 존중하시는 주님,

그들의 자유로운 응답만이

진정으로 주님을 만나게 해 줄 수 있음을 알기에

청하오니,

그들에게 제 기쁨을 증거할 지혜를 주소서.

일을 벌이고,

성전을 거대하게 짓고,

겉치레 요란한 예배보다

당신 말씀을 살아가는 이들이 지닌 진정한 기쁨만이

당신을 증거할 수 있는 지혜임을 알게 주소서.

 

제 일상생활에서 당신이 주시는 충만한 기쁨을

몸으로 증거할 수 있게 하소서.


                                                                                                                                       제가 마음에 드신다면

                                                                                                                                                              김현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