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한번 사제는 영원한 사제.

                 미국의 어느 주교님께서 교황님을 알현하기 위해 로마에 갔습니다.

                주교님은 로마시내의 한 건물 앞 계단에서 구걸을 하고 있는 거지에게 시선이 멈춰졌습니다. 

                더부룩한 수염에 지저분한 옷을 입었지만, 그는 분명 주교님이 신학생 때 로마에 유학하면서

                함께 공부를 하고 서품을 받은 친구 사제였습니다.  주교님이 그 사제에게 자신의 이름을 밝히며

                다가가자 그는 인사를 하는 둥, 마는 둥, 황급히 자리를 떴습니다.

                다음 날,  주교님은 교황님을 만난 자리에서 그에 대해서 말씀드렸습니다.

               그러자,  교황님은 주교님에게 부탁했습니다. 

              "주교님,  죄송하지만 한 번 더 그 곳에 가셔서 아직도 그 분이 구걸을 하고 있거든,

                제게로 모시고 와 주십시오."  주교님은 다시 그 계단 앞으로 가서 자꾸만 피하려는 그를

                붙잡고 통사정을 해가며 간신히 교황님께 데리고 왔습니다.

                그를 만난 교황님은, 주교님에게 단 둘이 있게 해 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그 거지와  교황님만 남게 되자,

                교황님은 즉시 무릎을 꿇으며  "신부님께 고해성사를 청합니다." 라며 머리를 숙였습니다.

                당황한 거지 사제는  "저는 사제로서의 모든 권한을 잃어버린 지 오래입니다. 따라서

                고해성사를 드릴 수 없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교황님은 다시 이렇게 말했습니다.

                "제가 로마 주교로서 지금 이 자리에서 신부님께 사제로서의 모든 권한을 다시 드립니다. 제게

                고해성사를 주십시오."  꿇어앉은 교황님에게 고해성사를 주는 거지 사제의 눈에서  쉬지 않고,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교황님의 고해성사가 끝나자 이번에는

                거지 사제가  교황님 앞에 꿇어 고해성사를 청했습니다.

                거지 사제의 고해성사가 끝나자 교황님은 그가 구걸하고 있는 거리의 이름을 묻고, 그를

                그 거리의 고해신부로 임명했습니다. 그는 거리의 부랑아들과 거지들의 고해신부로서,

                누구보다 , 구걸하는 사람과 떠도는 사람들의 심정을 잘 아는 아버지로서 존경받으며,

                지금까지 충실한 사제로서 잘 살아가고 있습니다...

                독일의 아우스 크루키 호이테지 2001년 10월호에 "한 번 사제는 영원한 사제이다." 라는

                제목으로 실렸던 이 글은  사제직을 떠났다가 복자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을 만나 회심하게 된,

                어느 사제의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