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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이 성체 모양으로 하얗게 변해서 좌우로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빙빙 돌고 있던 태양 속에는 하얀 드레스를 입으시고 파란 띠를 매신 루르드 성모님이 계셨습니다.

                                                                               - 네 손가락 피아니스트 이 희아친타 -



찬미 예수님, 메주고리예 성모님!
이렇게 성모님의 소식지에 제 글을 여러분들과 함께 나눌 수 있도록 배려해 주신 하느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남홍익 그레고리오 회장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저는 해외 공연을 할 때마다 성모성지를 방문했었습니다. 일본에서는 성인들의 순교지인 나가사키 우라카미 천주당에서 연주를 했었고, 아키타에서 신체장애자 복지대회 때는 성체봉사 수도원에서 아키타 성모님도 뵈었습니다. 또 파리공연을 할 때는 루르드 성모님도 뵈었고, 장애인들의 복지증진을 위한 멕시코 공연 때는 과달루페 대성당에 가서 500년 전에 요한 디에고 성인의 망토에 새겨 주신 성모님의 아름다운 그림도 보았습니다. 그렇지만 제 마음은 늘 메주고리예에 가고 싶었습니다. 저희 집은 상이 군경마을에 있는데 집이 워낙 오래되어 터진 보일러 공사를 하고 있을 때, 남 그레고리오 회장님께서 어머님 핸드폰에 "벨라뎃다 자매님, 항공권 때문에 메시지 남기니 연락주세요." 라고 음성 메시지를 남기셨습니다. 

처음엔 어머님께서 "엄마가 영육이 힘들 때 평화의 모후 선교회 소식지를 보고 힘을 얻은 것은 사실이지만, 갑자기 보일러 공사비가 많이 들어가는데 어떻게 그 먼 메주고리예까지 순례를 갈 수 있겠느냐?" 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나 저는 꼭 가야 한다고 계속 우겼습니다. 제가 소띠 해에 태어나 황소 고집이 장난이 아니라서 결국 어머님은 메주고리예 순례 준비를 하셨습니다. 그래도 남회장님께서 제가 일본 공연가기 전에 연락을 주셔서 티켓을 싸게 살 수 있었답니다. (아~멘)  제가 특별히 메주고리예를 가고 싶었던 이유는 바로 우리나라의 남북통일 때문이었습니다. 평화의 모후로 오신 메주고리예 성모님께 간절히 기도드리면, 우리나라 통일을 속히 이루어 주실 것이라는 믿음 하나로 먼 길이지만 꼭 그곳에 가고 싶었습니다. 북녘은 지금 아사자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같은 민족이면서도 북녘에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배고픔을 운명처럼 안고 살다 죽어 가는 불쌍한 우리 동포들을 성모님께 봉헌하고 싶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성모님 발현 29주년 기념일인 6월 25일은 남북간의 비극적인 민족전쟁이 일어난 날이기도 합니다. 6월 18일, 우리는 북한 동포들을 위한 간절한 기도를 마음에 간직하고 순례를 떠났습니다. 뮌헨 공항에서 그레고리오 회장님을 만나, 다음 항공 일정을 기다리는 동안 평화의 모후 선교회를 시작하게 된 여러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비행기를 탈 때 “아~ 이제 정말 성모님이 계시는 메주고리예를 가는구나.” 하는 설레이는 마음으로 스플릿 공항에 도착했는데, 다시 차를 타고 2시간 30분을 가야 한다고 해서 참~ 성모님이 너무 멀리 계신다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늦은 밤 메주고리예에 도착해 책에서만 보던 메주고리예 성당이 보일 때 정말 행복했었습니다. 또 로마에서 오신 김동수 노엘 신부님을 뵙고 마음이 편했습니다. 제가 이곳에 간다고 하니 우리 신자들을 제외한 주변 지인 분들이 거기는 전쟁이 난 곳인데 왜 가냐고 걱정을 했습니다. 그러나 극심했던 전쟁 중에도 메주고리예 마을에는 폭탄이 하나도 떨어지지 않았고 평화로웠다고 합니다. 

매일 아침 빵과 주스, 계란 오믈렛, 커피를 마시고 평화의 마을 메주고리예에서의 일정이 시작되었습니다. 미국과 캐나다 팀을 기다리면서 회장님과 노엘 신부님, 저와 어머님, 갈렙 오빠와 같이 성지를 둘러본 후 맛있는 점심을 먹었습니다. 아는 분께 "메주고리예는 돌산이 있는 완전히 촌 시골이야." 라는 말을 듣고 왔는데, 성당 주변에 호텔, 레스토랑, 성물 상점 등이 많아서 놀랬답니다. 무릎에서 물이 흐르는 청동으로 만들어진 예수님상도 보았는데 사람들이 무척 많았습니다. 이 성지는 성모님의 말씀대로 기도하고 단식하고 미사하는 성스러운 곳입니다. 오후 6시부터 묵주기도를 하고 40분에 성모님의 발현을 알리는 종이 울리면 모두 하던 일을 멈추고 침묵하며 기도합니다. 7시에 시작하는 크로아티아어 미사는 각국 어로 동시 통역이 되는데, 처음엔 한국어 통역이 없었기 때문에 영어로 들어야 해서 좀 힘들었지만 미사는 무척 은혜로웠습니다. 이틀 후부터 마르타 자매님의 통역을 들었는데 너무 다정하고 아름다운 목소리였습니다. 다음 날 미국과 캐나다에서 모인 16명이 함께 순례를 시작했습니다. 발현목격 증인들의 친구인 안내인 드라가 자매님이 갑자기 저에게 발현목격 증인 이반카를 만나게 해 주었습니다. 제 CD를 받은 그분은 저를 꼭 안아 주면서 자신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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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주고리예 발현산에는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 한국인이 봉헌한 성모님상이 있습니다. 6월 25일 성모님 발현 기념일, 그곳에서 밤 11시에 발현 목격자 이반에게 성모님이 발현하신다는 소식을 듣고 갔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그냥 그 근처에 있을 수 밖에 없었는데, 어머님께서 "저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 나는지 보고 와야겠다." 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순간 사람들이 "성모님이 보인다!" 하고 외치는 소리가 들리자 어머니는 마음 속에서 강하게 당기는 무엇인가를 느끼셨다고 하시며 “내가 희아를 업고 가 봐야지”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갈렙 매니저 오빠가 "어머님, 허리 다치시면 안되잖아요!" 라고 말렸지만, 엄마는 이상한 힘에 이끌려서 막무가내로 저를 업고 올라가셨습니다. 그런데 등에 업힌 제가 굉장히 가벼워서 전혀 무겁지가 않으셨다고 합니다. 그 순간 저는 하느님은 정말 살아 계시고 우리가 다 천국에 가기를 바라신다는 것을 마음 깊이 느꼈습니다. 

마르타 자매님의 주선으로 저도 8월 초에 열리는 국제 청년대회에서 연주할 수 있게 되어 국제 청년대회 담당자이신 당코 신부님을 만났습니다. 신부님은 제가 환자인 줄 알고 강복만 주고 가시려고 하셨는데, 마르타 자매님이 멋진 통역을 해 주셔서 좀 더 구체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이것저것 여러 가지를 물어 보시던 당코 신부님이 저에게 물어보셨습니다. "좋습니다! 성모님께 당신의 최선의 것을 드릴 수 있겠습니까?" 당연히 "네" 라고 대답하자, 신부님은 작년 청년대회 때의 유니폼을 기념 선물로 주시며 제 몸이 작으니 올해 것은 별도로 만들어 주시겠다고 하셨습니다. 사실 국제 청년대회는 이미 5개월 전부터 모든 프로그램이 확정되어 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한 곡만 하라던 신부님은 많은 배려를 해 주시며 제게 20분의 시간을 주시고 야외 제대에 피아노도 마련해 주시겠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7월 30일날 엄마품인 메주고리예로 다시 가게 된 것이 너무 기뻤습니다. 

그날 미사 때 성체를 모시고 난 후 곁에 있던 이태리 자매님이 갑자기 손으로 하늘을 가리켜서 바라보니, 태양이 성체 모양으로 하얗게 변해서 좌우로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빙빙 돌고 있던 태양 속에는 하얀 드레스를 입으시고 파란 띠를 매신 루르드 성모님이 계셨습니다. 오~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이셨는지요! 장애인인 저를 위해 루르드 성모님 모습으로 발현하셨나 봅니다.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으시고 성모님을 바라보시던 어머님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습니다. 저도 평화통일 기도와 함께 불쌍한 북한 동포들을 기억해 주시기를 청하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아직 교황청에서는 매주고리예를 공식 인준하지는 않았지만, 이곳은 성모님께서 발현하시는 거룩한 성지임이 틀림없었습니다. 사람이 감히 하늘에 있는 태양을 움직이게 할 수 있겠습니까? 

순례 마지막 날, 우리 순례 팀과 함께 숙소를 쓰고 있는 미국에서 온 45명의 외국인들과 함께 호텔에서 저녁식사를 할 때는 키보드로 음악을 연주하고 예수님과 성모님께 찬미노래를 드렸습니다. 한 미국인 자매님이 말하기를 제가 ‘아베 마리아’를 부를 때, 성모님께서 제 뒤에 계시는 것을 보셨다고 하시면서 “당신은 하느님의 작은 꽃송이임을 잊지 말라.” 고 말했습니다. 드브로브닉에서는 1700여 년 전의 시신이라고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손상되지 않고 완벽하게 보존되어 있는 성 실바노의 성인을 보고 무척 은혜로웠습니다. 순례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지만 메주고리예 순례는 저에게 잊지 못할 은총의 시간들이었습니다. 평화의 모후 선교회 그레고리오 회장님과 봉사자님들, 박창득 몬시뇰님, 김동수 노엘 지도신부님과 55차 순례 팀 모든 분들을 위해서 기도할 것을 약속하며 저를 위해서도 기도 부탁드립니다. ~.~ 그리고 이 선교지를 읽고 계시는 모든 분들도 메주고리예에 꼭 꼭 가 보시길 적극 추천합니다. 김동수 야고보 노엘 신부님! 거룩한 제단 위에서 미사 드리게 하여 주신 은혜 감사드립니다. ^*^       함께 한 모든 분들이 베풀어 주신 사랑! 고맙습니다!  예수님! 메주고리예 성모 엄마 감사합니다. ~ 아~멘!!!! ^____^

( 평화의 모후 선교회 발행 2010년 10월  제 58호 " 평화의 모후" 소식지 체험담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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