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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모님, 이제는 삶의 아픔을 인내하는 법을 조금은 알겠습니다...



정명희 크리스티나  (뉴욕 L.I. 그레이트넥 성당>


주님, 저희가 무엇이길래 이토록 사랑하시옵니까? 혹시라도 당신의 사랑을 잊을까 이렇게 저희들을 천상의 잔치상에 초대 해 주셨나이까? 당신의 무한하신 사랑을 가슴 가득히 촉촉이 느끼며 메말랐던 제 영혼이 다시 살아남을 느끼고 한없이 울었습니다. 제 영혼이 세상의 모진 풍파에 시달려 굶주리며 허덕이고 있을 때에 이토록 귀한 은총의 시간을 허락해 주시니 한없이 흐르는 감사의 눈물로 제 영혼을 씻어주고 계심을 느낍니다.

메주고리예에서 보고 느끼는 것은 어느 하나도 놓치기가 너무나 아까워 제 마음 깊은 곳에 다 넣고싶은 마음으로 또 보속하며 성모님의 열심한 딸이 되려고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은 유난히도 십자가의 길 13처에서 사랑했던 사람들에게 배척 당하시어 무참하게 돌아가신 예수님을 품에 안으신 성모님의 아픔이 가슴 속에 저며들었습니다. 

내 삶의 무게에 짓눌려 아우성칠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건만 우리들의 어떤 아픔도 비참하게 피투성이가 된 아들의 시신을 안은 성모님의 아픔과 그 고통을 어찌 헤아릴 수 있사오리까? ‘성모님, 이제는 삶의 아픔을 인내하는 법을 조금은 알겠습니다.’ 하고 살며시 말씀드렸을 때, 당신이 함께하고 계심을 느끼게 해 주시는 아름다운 장미향내에 제 몸과 마음은 기쁨에 흠뻑 취하며 큰 위로와 힘을 주심을 알 수 있었습니다. 사랑합니다. 성모님, 사랑합니다...  

울퉁 불퉁한 돌, 뾰족한 돌, 가파른 언덕길을 오르내리며 이 모든 것이 우리들이 살아가는 인생 여정에 넘겨야 할 과제를 말씀해 주시는 듯 하며 이렇게 힘겹고 어려운 삶을 성모님께 의탁하며 지낼 때, 천상의 나라에 들어갈 수 있음을 배웠습니다.  십자가산과 발현산에서의 평화로움, 많은 공기와 구름도 우리들의 마음을 알고 위로해 주는 듯 시시각각으로 변해가고 오묘하고 깊은 신비가 감싸고 있는 새벽하늘, 저 멀리서 은은히 비추어지는 아침 햇살에 모든 것이 감사히 느껴지는 은혜를 체험했습니다.

십자가상 앞에서 조배드리고 내려올 때 세상에서 부딪쳐야 하는 삶들이 두려움의 순간으로 다가왔을 때, 용감하게 열심히 살아가거라, 내가 너희의 영혼을 재충전 시켜 주었는데 무슨 걱정을 하느냐, 내가 너의 삶에 함께 하겠다. 너는 이제 혼자가 아니란다. 하시는 음성이 들리는 듯 했습니다. 어머니의 크신 사랑에 ‘예, 어머니 열심히 살겠습니다. 주님! 지켜봐 주십시오’ 하고 나니 앞을 가리우는 눈물에 떠나기가 싫었습니다.

메주고리예의 특징인 은혜로운 새벽부터 성모님께 찬양의 노래를 부르는 닭의 울음조차 마음 깊이 담아 가렵니다. 성모님을 직접 뵙는 비츠카와 이반카 두 분의 품에 안겼을 때는 정말 감격스러웠습니다. 마치 성모님을 두 눈으로 보고 만난 것처럼 영광스럽고 말할 수 없이 기뻤습니다. 지극한 정성으로 올리는 장엄한 미사와 성체조배, 치유예절은 정말 뜨거웠습니다.  또한, 바닷가 가까운 데에 살면서도 이렇게 바다를 바라보며 아름다움에 도취된 적은 한번도 없었습니다. 높은 곳에서 바라다보는 바다는 하느님께서 만들고 보니 참 좋더라 하셨던 성서의 말씀이 정말 실감나며 형용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보고 느꼈습니다. 

성모님의 숨결을 느끼는 듯, 저 바다를 향해 우리들의 삶 속에 있는 걱정 보따리와 슬픈 마음, 상처를 주고 받은 마음과 미움을 한데 뭉쳐서 넓고 아름다운 바닷물에 희석되어서 맑고 평화스러운 마음이 되어 돌아오라고 청했습니다. 저희들의 영혼을 재충전 시켜주는 신비의 땅, 메주고리예에 우리 모두 가족단위로 다시 초대 해 주십사고 간청 드렸습니다. 우리들의 순례길에 함께 해 주신 박창득신부님과 수사님 수녀님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한가족 같은 우리 순례자 형제 자매님들과 헤어지기가 너무 서운하지만, 우리 모두 성서의 말씀을 양식삼아 성모님의 사랑하는 아들 딸로 이웃과 공동체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는 도구가 되자구요. 남 그레고리오 형제님께도 뜨거운 사랑의 눈물을 전합니다. 계속되는 메주고리예 순례 여정에 큰 힘이 되시길 우리 모두는 기도 드리렵니다. 사랑하는 형제 자매님들 우리들의 이 모든 시간들을 고이 간직하며 다시 또 만나기를 바라며 안녕히들 가십시오.

2001년 3월 평화의 모후 선교회 발행 소식지 '메주고리예' 제 3호 나눔터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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