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fophoto_2012-02-02_144458770_low_p0001093157-2.jpg

 

 “너희는 땅과 하늘의 징조는 풀이할 줄 알면서,

이 시대는 어찌하여 풀이할 줄 모르느냐?”  (루카: 12,54~59)

 

 

매화꽃이 피면 겨울이 가고 봄이 다가옴을 느낍니다.

사람들은 알게 모르게 계절의 변화 속에서 때를 놓치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사람들은 관계 속에서 용서와 화해를 힘들게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것이 처음부터 힘든 것은 아닙니다. 힘든 것은 용서와 화해의 때를 놓쳐버린 순간부터 생기는 현상입니다. 잘못했다고 깨달을 때, 화해해야겠다고 생각될 때 바로 해결을 하면 약간의 아픔과 상처는 남겠지만 어렵지 않게 치유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용서받을 때, 용서해 줄 때, 화해할 때를 놓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때를 놓치는 이유는 체면과 자존심 때문입니다. 용서와 화해에 자신의 위치나 직함을 내세우면 힘들어집니다. 잘못했으면 깨끗이 인정하면 됩니다. 거기에 변명이 들어가고 자신의 위치나 체면이 들어가면 용서가 아니라 더 큰 상처를 주게 되고 용서와 화해는 더욱 힘들어집니다.

 

 자연의 이치를 몸으로 느끼듯이, 진정한 마음에서 우러나는 행동들은 힘겹게만 느껴지던 용서를 가능하게 하고 자연스레 화해로 이어집니다.  용서는 변명이 아닙니다. 용서는 자신의 행동이나 상황에 대한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며 그 진정성은 화해로 이어집니다. 자연의 이치를 순리라고 합니다. 용서와 화해도 순리대로 이루어질 때 상처의 시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내 마음속에 상처로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면 지금 용서를 시작할 때입니다.

  

(고원일 신부 : 부산교구 무거성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