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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성모님께...  

 

보이는 것도 들리는 것도 모두 초록빛 기도로 물이 드는 5월, 

 어머니를 부르는  저희 마음에도  초록의 숲이 열리고 바다가 보입니다.

매일 걸어가는 삶의 길에서  마음이 어둡고 시름에 겨울 때,

친 발걸음으로 주저앉고 싶을 때, 어서 들어오라고

저희를 초대하시는 '지혜의 문'이신 어머니,

저희는 어머니가 열어주시는 그 문으로 들어가

살아가는 지혜를 다시 배우고 싶습니다.

어떤 유혹에도 흔들림 없이 진리를 선택하고

진리를 따르는 지혜와 용기를 배우고 싶습니다.

 

어둠을 비추는 별이 되라고

오늘도 조용히 저희를 부르시는 '바다의 별'이신 어머니,

벼랑 끝으로 내몰린 위기에도 쉽게 쓰러지지 않고 

캄캄한 절망 속에서도 살아 남을 수 있는

믿음과 희망을 참을성 있게 키워 마침내는

한 점 별로 뜰 수 있도록 영원의 환한 빛으로 저희를 비추어 주소서. 

어머니가 안 계신 삶은 저희에게 사막과도  같습니다


삶에 지치고 목마른 이들에겐 맑디 맑은

한 모금 건네주시는 '겸손의 샘'이신 어머니

울고 싶어도 울 수 없는 메마름을 답답해하는저희를 

가엾이 여기시며 가끔은 저희 대신 눈물 흘리시는 어머니,

막아 내려 해도 끝 없이 솟아 오르는 이기심과 욕심,

불안과 불신을 조금씩 덜어내서 순수해진 마음에

물 흐르는 기도를  출렁이며 겸손으로 겸손으로 거듭나게 하소서...

 

사랑은 주님의 이름으로 인사를 건네는 것,

사랑은 언제라도 찾아나서는 기쁨임을

새롭게 가르쳐주시는 천상 어머니

 엘리사벳에게 기쁜 걸음으로 달려가시듯,

 날마다  저희를 돕기 위해 달려오시는 길위의 어머니

오늘의 세상과 오늘의 사람들을

먼저 찾고, 먼저 만나고, 먼저 돌보며,

움직이는 사랑의 길이 될 수 있도록 저희를 재촉하소서.

사랑이 낳아준 평화를 만민에게 전하는

평화의 길이 될 수 있도록 저희를 이끌어주소서

 

고통의 가시에서 향기로운 꽃을

피워 낸 '신비로운 장미'이신 어머니,

저희가 지닌 크고 작은 아픔들도

장미로 피워내는 믿음을 어머니께 청하며,

오늘은 저희 모두 아름다운 장미를 기도의 꽃으로 바칩니다.

 

하느님과 이웃을 향해 닫혀있고 냉랭했던 저희 마음에

사랑의 뜨거운 심지를 돋우어 오늘은 당신께 촛불을 바칩니다 .

어머니를 닮은 사랑의 일생을 살고자

꺼짐없이 타오르는 촛불을 약속의 기도로 봉헌 합니다


가장 다정한 어머니의 이름을 부르며,  

저희 모두 하나 되는 아름다운 밤,  어머니 덕분에

저희 또한 아름다운 사람으로 거듭나는 기쁨을

오늘은 더욱 새롭게 초록빛 마음으로 감사드립니다. 

 

-이해인 수녀님의 - '다른 옷은 입을 수가 없네'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