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레오 14세

레오 14세 교황 취임 미사 강론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사랑과 일치입니다. 이것이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맡기신 사명의 두 가지 차원입니다.

 

복음 말씀은 우리를 티베리아호수로 인도해 줍니다. 바로 그곳에서 예수님께서 아버지께 받은 사명을 시작하셨습니다. 악과 죽음의 물에서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사람들을 낚으십니다. 인류를 낚아 생명의 삶을 구원하시려는 것입니다. 삶의 바다를 항해하여, 모두가 하느님의 품 안에서 자신을 찾을 수 있도록.

 

베드로는 어떻게 이 사명을 이어갈 수 있을까요?

복음은 그가 자신의 삶 속에서 하느님의 무한하고 무조건적인 사랑을 체험했기에 가능하다고 전합니다.

 

우리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실패와 부인하는 순간에도. 그래서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말씀하실 때, 복음은 그리스어 동사 ‘아가파오’를 사용합니다. 이는 하느님께서 우리를 향한 사랑을 뜻하며, 아낌없이, 계산 없이 자신을 내어주시는 사랑입니다. 베드로의 대답에 쓰인 동사와는 다릅니다. 베드로의 대답은 우리 사이에서 나누는 우정의 사랑을 뜻합니다.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묻습니다. “요한의 아들 시몬아, 나를 사랑하느냐?” 이는 아버지의 사랑을 가리킵니다. 마치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는 듯합니다. “네가 하느님의 이 사랑을 알고 체험했다면, 결코 식지 않는 그 사랑을 알았다면, 네 양떼를 내 것처럼 사랑할 수 있을 것이다.” 하느님 아버지의 사랑 안에서만, 형제들을 위해 자신의 생명을 내어주며 더 큰 사랑을 실천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베드로에게는 더 많이 사랑하고 양떼를 위해 자신의 생명을 바치는 사명이 맡겨졌습니다.

 

로마 교회는 사랑 안에서 우두머리가 됩니다. 그리고 그 참된 권위는 그리스도의 사랑입니다. 다른 이들을 억압하거나 종교 선전으로, 또는 권력의 수단으로 붙잡으려는 것이 아닙니다. 언제나 예수님처럼 사랑하는 것입니다. 사도 베드로도 이렇게 말합니다. 건축자들이 버린 돌, 모퉁이의 반석이 된 돌입니다. 그 돌이 그리스도이기에, 베드로는 홀로 지휘자가 되는 유혹에 빠지지 않고 다른 이들 위에 군림하는 지도자가 되지 말아야 합니다. 맡겨진 이들을 지배하려 해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형제들의 믿음을 섬기며 그들과 함께 걸어가야 합니다.

 

우리 모두는 살아있는 돌로 만들어져, 세례로 부름 받아 형제애 안에서 하느님의 집을 세우도록 부름 받았습니다. 성령의 조화 안에서, 다양성을 품으며 함께 살아가도록. 감사합니다. 성 아우구스티노가 말하길, 교회는 형제들과 일치하며 이웃을 사랑하는 모든 이로 이루어집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제가 바라는 것은 교회가 하나 되어 일치와 연합의 표징이 되어 화해된 세상을 위한 효모가 되는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연합과 형제애를 위해 우리는 세상에 겸손과 기쁨으로 말하고 싶습니다.

 

"그리스도를 바라보십시오, 그분께 가까이 가십시오, 그분의 말씀을 받아들이십시오."

 

그 말씀은 빛이자 위로입니다. 들어보십시오. 그분의 사랑의 제안을, 그분의 유일한 가족이 되기 위해. 오직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는 하나입니다. 이것이 우리 모두가 함께 걸어야 할 길입니다. 우리끼리 뿐 아니라, 형제 교회들과도, 다른 신앙의 길을 걷는 이들과도, 하느님을 찾는 마음의 불안을 가진 이들과도. 우리 모두와 함께.

 

그리고 선의의 모든 여성과 남성과 함께, 평화가 지배하는 새 세상을 세우기 위해. 이것이 우리를 움직여야 할 선교 정신입니다. 우리만의 작은 그룹에 갇히지 말고, 세상보다 우월하다고 느끼지 말고, 우리는 자신을 내어주도록 부름 받았습니다. 다름을 인정하고, 모두를 위한 하느님의 사랑을 세우며, 그 연합이 다름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개인 역사와 사회문화, 종교 문화를 존중하는 것임을 이루기 위해서입니다. 모든 민족을 위한 것입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사랑의 시간이 왔습니다.

 

하느님의 자비가 우리를 형제로 만들었고, 그것이 복음의 핵심입니다. 저의 전임 교황님과 함께 오늘 우리는 묻습니다. 만약 이 기준이 세상에 지배한다면, 모든 분쟁이 즉시 멈추고 평화가 찾아오지 않을까요?

 

성령의 빛과 힘으로 하느님의 사랑 위에 세워진 교회, 일치의 표징인 교회를 세웁시다.

세상을 향해 팔을 벌리고 말씀을 선포하며 역사에 깨어있고 인류를 위한 화해의 효모가 되는 선교 교회입니다.

 

함께 하나의 백성으로, 모든 형제로서 하느님을 향해 걸어가며 서로 사랑합시다.

 

아멘.

 

레오 14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