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레오 14세

2025년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
교황님 메시지

“평화와 희망의 씨앗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선택하신 올해의 주제는 “평화와 희망의 씨앗들”입니다. 회칙 『찬미받으소서』와 함께 시작된 피조물 보호 기도의 날이 열 번째를 맞이하며, 우리는 지금 희년의 시간 속에서 “희망의 순례자들”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실 때 자주 씨앗의 이미지를 사용하셨습니다. 당신의 수난이 다가왔을 때는 당신 자신을 한 알의 밀알에 비유하셨습니다(요한 12,24 참조). 씨앗은 땅속에 묻히고, 거기서 생명이 솟아납니다. 아무도 예상치 못한 곳에서도 새싹이 피어나며, 새로운 시작의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길가의 틈에서 피어난 들꽃은 회색 아스팔트를 밝히고, 심지어 그 단단한 표면마저 뚫어버립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도 씨앗이며, 바로 평화와 희망의 씨앗입니다. 이사야 예언자는 하느님의 영이 메마른 땅을 풍요로운 들로, 평화로운 쉼터로 바꾸신다고 말합니다(이사야 32,15-18 참조). 이 예언의 말씀은 우리가 함께 기도하는 창조 시기(9월 1일부터 10월 4일까지) 동안 깊이 묵상될 것입니다. 기도와 함께, 결단과 실천이 필요합니다. 하느님의 손길이 이 세상에 드러나기 위해서는 말뿐 아닌 삶의 변화가 필요합니다(찬미받으소서, 84항 참조).

 

오늘날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환경 파괴는 불의, 법의 무시, 탐욕의 결과입니다. 삼림이 파괴되고, 생물종이 사라지며, 오염과 기후변화로 인해 자연재해가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전쟁과 폭력은 인간과 생태계를 동시에 황폐하게 합니다.

 

이 모든 상처는 죄의 열매입니다. 하느님께서 사람에게 세상을 맡기신 뜻은 이런 모습이 아니었습니다(창세 1,24-29 참조). 성경은 피조물에 대한 폭군적 지배를 정당화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경작하고 돌보라”(창세 2,15)는 말씀이, 인간과 자연 사이의 책임 있는 관계를 요구합니다(찬미받으소서, 67항).

 

환경 정의는 더 이상 추상적 개념이 아니라, 시급한 정의의 과제입니다. 사회적, 경제적, 인간적인 차원의 정의이며, 신앙인의 책임입니다. 우주 만물은 예수 그리스도의 얼굴을 반영하며, 그분 안에서 창조되고 구원받았습니다. 그래서 피조물을 돌보는 일은 우리의 믿음의 표현이며, 우리 인간됨의 길입니다.

 

이제는 말이 아니라 실천의 때입니다. “하느님의 작품을 지키는 우리의 소명은 그리스도인의 삶에서 선택적이거나 부차적인 것이 아닙니다.”(찬미받으소서, 217항) 사랑과 인내로 씨앗을 뿌릴 때, 정의가 자라나고 평화가 싹트며, 희망이 새롭게 피어납니다. 그 열매가 맺히기까지 긴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지속성, 협력, 신실함, 그리고 주님을 닮은 사랑으로 구성된 생태계 안에서 자라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우리에게 남기신 ‘보르고 찬미받으소서’ 프로젝트는 이런 씨앗 중 하나입니다. 정의와 평화를 위한 열매를 맺을 이 씨앗은, 생태적 통합 교육의 살아있는 본보기가 될 것입니다.

저는 전능하신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높은 데서 오는 영”을 풍성히 부어주시길 기도합니다(이사야 32,15 참조). 이 씨앗들과 그와 같은 모든 시도들이 풍성한 평화와 희망의 열매를 맺게 하소서.

 

회칙 『찬미받으소서』는 지난 10년 동안 교회와 많은 선의의 이들을 이끌어 주었습니다. 앞으로도 우리를 영감으로 이끌며, 통합 생태의 길이 널리 받아들여지길 바랍니다. 그리하여 희망의 씨앗이 더욱 널리 퍼져나가고, 부활하신 그리스도라는 우리의 참된 희망 안에서 잘 경작되고 보살펴지기를 기원합니다.

 

주님의 이름으로 여러분 모두에게 제 축복을 드립니다.

 

2025년 6월 30일, 로마 순교자 기념일에


교황 레오 14세